임신 17주 차에 서은 씨는 배 속의 아이가 너무 작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.
생존 가능성은 1% 미만. 기적을 바라는 수밖에 없었습니다.
예전 ‘302g 초미숙아 사랑이 출산’ 기사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한 부부는
서둘러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를 찾았습니다.
그리고 24주 6일째 되던 날 288g의 아이를 출산했습니다.
한 뼘이 채 안 되는 아이는 출생 직후
신생아 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로 옮겨졌습니다.
폐포가 완전히 생성되지 않아 자발 호흡이 불가능했습니다.
작은 주삿바늘도 삽입하기 어렵고 몇 방울의 채혈만으로 빈혈이 발생할 수 있어
의료진의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했습니다.
살얼음판 같은 나날이었지만 의료진은 288g을 거꾸로 한
“팔팔이”라는 애칭을 부르며 정성을 쏟았습니다.
장염, 폐동맥 고혈압, 미숙아 망막증, 탈장 등
초미숙아에게 발생할 수 있는 고비를 함께 넘겼습니다.
부모도 일주일에 2번 왕복 10시간을 달려 모유를 건네며
아이의 건강을 간절히 기도했습니다.
매 순간 헌신적인 사랑을 만난 팔팔이는 생후 80일경 인공호흡기를 떼고
자발적인 호흡을 시작했으며 생후 4개월 중반에는
인큐베이터에서 나왔습니다.
큰 합병증 없이 2kg을 넘기고 153일 만에 부모의 품에 안겼습니다.
‘아이가 사는 것보다 잘 사는 것이 우리의 목표’라던
신생아과 김애란 교수의 약속 그대로였습니다.
기적은 본래 아주 작은 희망에서 시작된다는 걸 보여준 팔팔이는
이제 ‘조건우’라는 이름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합니다.
[리얼스토리 희망을 나눕니다]